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기국제공항 건설과 관련해, 화성시가 후보지에서 철회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화성시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들은 철새 도래지 인근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환경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옥주·이준석·전용기 의원을 비롯해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경기국제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화성습지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시민 서포터즈, 경기환경운동연합 등 다수의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철새 도래지에 국제공항? 환경·안전 논란 증폭


송옥주 의원(경기 화성갑)은 “화성시 화옹지구는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로, 15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서식하고 있다”며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서도 보듯이 조류 충돌은 심각한 문제다. 공항 건설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의원(경기 화성을)도 “화성시는 과거 매향리 사격장 문제로 인해 큰 피해를 겪었고, 이제는 국제공항까지 떠안으라는 것은 부당하다”며 “화성시민이 동의하지 않는 공항 건설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용기 의원(경기 화성정) 역시 “공항 건설은 정치적 논리가 아닌, 국가적 필요와 주민 동의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경기국제공항 사업은 지금 방식대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경기국제공항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추진되는 “정치 공항”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경기국제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황상헌 위원장은 “화성호 간척지는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수많은 철새가 서식하는 생태적 요충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는 조류 충돌 위험과 환경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항 경제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 위원장은 “화성호 간척지는 2022년 경제성 분석(BC)에서 0.94로,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평가됐는데, 불과 2년 만에 1.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며 “같은 기관이 결과를 번복한 것은 공항 건설을 강행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공항보다 인프라 확충이 우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항 건설보다 교통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도민의 공항 접근성이 열악하다고 주장하지만, 해결책은 공항 건설이 아니라 철도·도로망 확충이다”라며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이 이미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새로운 공항을 짓는 것은 세금 낭비”라고 말했다.

정치권·정부에 강력 촉구…“공항 계획 철회해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화성시를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즉각 철회할 것 ▲국방부는 수원 군공항 화성 이전 계획을 중단할 것 ▲공항 건설보다 국민 안전과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할 것을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 김현정 사무처장은 “신공항 건설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중요하다”며 “조류 충돌 위험이 높은 화성습지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송옥주 의원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화성시를 철회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